전날... 새벽 3시까지.. 야근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터벅터벅 집으로 귀가....

'내일 대횐데... 쩝... 토요일인데... 어휴...돈 벌어먹기 힘드네... 쩝..'

너무나 피곤한 나머지... 평소 깨끗이 씻고 자던 습관(진짜임)을 무시한채 후다닥 대충대충 씻고서

잠이 들었다..

을마 지나지 않은듯 했는데......걸려온 전화 한통...

"어디야~~~??"

'엇! 건우행님~~~'

"지금 나갈려구요~~" 

너무너무 피곤해서 그랬는지 말이 헛 나온다...

아니면. .습관(?) ㅋㅋㅋ

눈을 비비고... 시계를 처다보니.. 벌써 시침은 9시를 가르켰고... 분침은 11시를 가르키고 있다...

'오마낫~~'

오늘 대횟날인데... 몸은 천근 만근... 어휴...

'역시나 오늘도 1승하긴 틀린것 같네... 쩝....지고 들어오면 집사람 또... 머라고 할꺼 같은데...ㅋㅋㅋ'

"여보~ 시간이 좀 늦은거 같은데.. 노원구민체육관까지 좀 태워다 줘~~~"

"어~ 당신 면수건 챙겨가야지~~"

어~ 이사람 면수건까지 챙겨준다... 고맙게스리...

고마운 마눌님 덕에 대회장까지 편안하게 도착... 다른때 같았으면 구경 오라고 말 할텐데..

오늘은 다른 때 보다 더 컨디션이 엉망이라... 차마 구경 오라 말은 못하고...

"시합 끝나면.. 바로 갈께.. 집에 가서 쉬고 있어~~~"

"이따가 응원 올까??"

"아니~ 금방 끝나고 갈께~~"

이렇게.... 수아랑 집사람을 집으로 보내고.. 대회장 안으로 들어간다..

언제나 처럼... 반갑게 맞이 해 주는 검우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싫어라 하는 개회식을 하고 있다...

개회식, 조회 같은... 행사는 좀 없으면 안될까??

어린 아이부터 성인들까지... 길어지는 개회식 때문에 점점 따분해 하고 있다..

몇명이나 남았는지 세어보기도 하고... 하품 하면서 눈물 찔끔 거리는 사람도 있고...

하하... 나도 예외는 아니다... 자꾸만 무거워 지는 눈꺼풀... 옆에서 성현이는 갑에 턱을 괴고 눈을 붙이는 듯 하다..

드디어... 지겹디 지겨운 개회식이 끝나고... 시합이 시작된다..

초등부... 드디어 덕화원 초등부 출전...

우와... 멋지다... 초등부... 아이들

무엇을 위해서 저리도 열심히.. 할까? 이기고야 말겠다는 필승의 의지...

역시... 배울 점이 있다... 목적이 무엇이든...무엇을 위해 그리 열심히 시합에 임했든지 간에...

열심히 한다는 점은... 배워야 할 만한 덕목이 아니던가...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나도... 오늘도 열심히.... ㅋㅋ'

한쪽 구석에 가서 한숨 자고 싶다...휴~~

언제나 그랬듯이... 긴 기다림..대회장에 오면... 기다리는 시간 때문에...진이 빠진다...

"점심식사 후 대회를 속행 하겠습니다~~"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리자 마자.. 여기저기서 웅성웅성 대기 시작한다...

하긴 나도 대회를 지금까지 대회에 참가 하면서 처음 격는 경우라 약간은 어리둥절 하기도 하지만...

이내...

'출전 선수가 많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점심은 좀 일찍 먹은 덕에 시간이 좀 많이 남는데... 흠.. 멀 하지..하는 찰나에..

검우들이 하나둘씩 호구를 쓰기 시작한다... 몸 물려는 모양이다...

가볍게 약 10분 정도 몸을 풀고.... 호구를 벗었다...

휴~~ 가볍게 몸을 풀엇는데도 이렇게 힘드니... 걱정이 태산이다...

'이토록 힘들다니.. 이따가 시합에 들어가면 어휴~~ '

점점 결전의 시간이 다가온다...

드디어 장년부... 첫경기가... 덕화원A팀...

무난히 이기고 2회전 진출 한다...

덕화원B팀

창범이가 못 올줄 알았는데 늦게 대회장에 도착해서... 몸을 풀었었다...

아~ 아쉬운 패... 아깝다...

드디어... 마지막 경기...내가 속해있는 있는 덕화원C팀

상대는 서울검도관이다... 흠... 상학행님이 많은 정보를 주긴 하셨는데...

'그냥 머... 열심히 하는거지 ... ㅋㅋ'

도장에서 못했던 것들을 많이 하고 나오자...

엇! 선봉 상학행님이... 기대와는 달리.. 패하고 나오신다...이기실 줄 알았는뎅..

너무 오랫만의 출전이라 많이 긴장하신 듯 하다... 흠...

긴장... 긴장을 너무 많이 해도 안되겠지만... 

나처럼 너무 긴장을 안해도...킁... 큰 문제다... 그냥 멍 때리고 있다가 나오는 경우?? ㅋㅋ

드디어... 중견... 내 차례다...

심호흡을... 10여차례 한 후에... 상대방과 가볍게 목례를 하고... 

결전지로 들어간다... 뽑아칼... 

'일단... 기합으로 기를 한번 죽여 볼까?? '

"아도~~~~~~"

큭... 마지막에 삑사리 났다... 아무도.. 눈치 채진 못했을꺼 같긴 한다... ㅋㅋ

음... 상대방 움직임이... 그리 날래 보이진 않는다...

창범이에게 들었던... 공격적인 자세로... 중심을 앞에 두고...음...

머리 한번 친다...

"머리~~~"

엇... 손끝에 전해 오는 호면이 튕겨내는 깔끔한 느낌....

'어! 이거 들어갔다....'

주위를 둘러본다... 이럴 수가... 꿈에도 그리던... 1득점을... 머리로...

정확히 보진 못했지만...심판 세분이 다 기를 든것 같다...

후에 들었던 얘기지만... 참 깔끔한 머리 한판이었다고 그러는데... ㅋㅋㅋ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두판째...

'다시한번 머리를 노려 볼까?'

머리를 치러 들어간다... 엇... 상대 죽도가 내 오른팔에 걸렸있다... 흠... 꽤 아프네.. ㅋㅋ

하루이틀 맞아 본건 아니지만... 그래도 .. 처음 보는 사람한테 맞으니... 또 새로운 기분(?) ㅋㅋㅋ

죽도가 엊갈려... 다시 자세를 잡고... 그래도 다시한번 머리를 쳐본다...

"머리~~~~"

엇! 이번에도 첫판과 비슷한 느낌??

'들어 간거 같은데~~~ㅋㅋ, 이겼다...'

뒤를 돌아보니... 주심이 기를 들고 있다.... ㅋ

'이겼나보다... ㅋㅋ'

유유히 격전지를 이탈해 자리로 돌아오려고 하는 순간.... 창범이가 인상쓰면서 머라고머라고 한다...

"형님~ 형님이 판단하시면 안되요...어찌고 저찌고~~~"

그랬다...난 분명 들어간거라고 판단 했고... 주심 오른손에 파란 기가 올라가 있는걸 확인 했지만...

부심 ... 두 양반이.. 기를 안 들어 줬었나 보다...

크하하... 이런...쩝.. 이긴 줄 알고 격전지를 이탈했으니... 다음 수순은 당연히 장외.. ㅋㅋ

반칙한번...음...

머.. 이기면 되지... ㅋㅋ

다시 마음을 부여 잡고.... 기합을 이빠이 넣는다....

"우워워워~~억"

안 죽도 머리...음...

"머리~~~~"..

이런... 너무 가까웠다... ㅋㅋ 중혁을 지나.. 코등이와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상대방의 호면을 가격했다...

급하게 뒤로 빠져 나와....다음 공세를 준비 한다...

잉?? 이건 또 뭥미~~

청색 기가 올라가 있다.... 아무래도 득점 한 모양이다....

또.. 같은 실수를 할 까봐... 부심도 둘러 본다... 오홋...

이겼는 모양이다.... 아싸뵹....

순식간에...이런 생각을 한다...

'에이~~ 집사람하고 수아 오라고 할껄...ㅡ.ㅡ'

역사 적인 순간.... 검도를 처음 접하고 지금까지... 음.. 만 3년이 지났는데...

오호... 1승을 드디어 올린거다.... 오호~~~ 감격.. 감격...

고마운 첫승의 제물이 되어 주신... 서울 검도관 검우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뒤로 물러 나와

건우 형님께.. 자리를 내어 준다...

자리로 돌아와... 상학 형님 옆에 앉아... 호면을 벗는데... 잉?

상학행님.. 하시는 말씀...

"너 이겼냐?"

크헉... 안 보셨구나.... ㅋ 좀 봐 주시지... 크흐흐...

건우 행님... 격전을 펼치신다... 음...

안타깝게..2:1 패... 덕화원C팀.. 패했다...

호구정리하고... 죽도 챙기고... 음... 상학형님 차에 올라타 도장으로 돌아온다...

도장에 돌아와 호구대에 호구 올리고...

오랜 시간 혼자 집에 있을 마눌님 생각에... 집으로 향하려고 관장님께 전화 드린다...

"관장님~ 오늘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 먼저 들어가겠,.,."

"가긴 어딜 가요... 오늘 같은 날은 좀 있다 가셔야지? "

"네~"

역시 관장님 칼이스마... 작살이시다... 크하..

한 삼년만인가? 처음 시합 나갔을때 시합 후 관장님과 검우들 모여서 술 한잔씩 하려고 해장국집에 모였던 이후로..

음... 아마 그땐 종합운동장 사람들도 있었던거 같다... 역시.. 기억력 하나는... 크하하..

관장님 모시고 검우들과 시합 끝난 후에 모인 건... 참 오랫만이지 싶다...(나만 그런가??)

아직 검우들이 다 모이지 못했다... 큭...

하지만 과감히 용기를 내어... 검우들을 뒤로 한채로... 집으로 향한다...

엇... 이런...교통카드를 안가지고 나왔구나... ㅋㅋ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서 들어간다...

덧붙임 : 제가 1승을 할 수 있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도해 주시고 격려 해 주신 관장님께 감사 드리며,
               우리 도장의 얼굴마담...악의 축... 응사마.... 박응국 사범께도 감사 드리고,
               저와 함께 칼을 맞춰 주신 사랑하는 우리 검우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저의 첫승 상대이셨던 서울검도관 검우께도 감사의 말씀 꼭 전해드리고 싶네요..
               다시 한번 모든분께 감사 드리며, 아직 1승을 하지 않으신 검우 여러분께.. 당부 한 말씀...

               열심히만 한다고 다 되는건 아니라는거~~~ 크하하하...(농담입니다 으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