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 하루 전

본국검법 과 본을 모두 마스터 한 상태였기 때문에 전혀 긴장감이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한번 더 연습하자는 마음으로 집에서 본국검법, 본을 연습해본다.

다시 해봐도 전혀 문제 없다. 내일 심사는 문제 없이 합격하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잠에 들었다.




심사 당일


어제 너무 열심히 심사 준비를 해서 그런지 늦잠을 자고 말았다.

컥 눈을 떠보니 11시

박사범님과 12시까지 만나기로 했는데...역시 또 늦은건가 ㅠ,ㅠ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씻지 않고 그냥 나가려 했으나 심사 보는 사람의 자세가 아닌것 같아 간단하게 세면을 실시하였다.

시간없을 때 입는 고무줄 바지를 입고 집을 나섰다. 마침 바지 안주머니에 자이리톨이 있다.

자이리톨을 씹어주면서 버스를 기다렸다. 너무 집중해서 씹었는지 혀까지 같이 씹고 말았다.

뭔가 예감이 좋지 않았지만 쿨~~하게 넘어갔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갈아타기위해 뛰어갔다. 뛰는 중에 또 혀를 씹었다.

두번 연속으로 혀를 씹은 적이 없었는데...

버스와 지하철이 바로 바로 와준 덕분에 12시 30분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박사범님이 어두운 얼굴로 반갑게 맞이 하여주었다. 

얼른 도복으로 갈아입고 심사장에 들어섰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긴장감이 전혀 없다. 그 동안 열심히 연습했기 때문일까... 역시 그럴 것이다.

연습은 나를 배반하지 않아...라는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연습에 임했다.

본을 상학이 형님과 맞춰보았다. 물 흐르듯 본을 해나갔다. 역시 연습의 힘이란...

박사범님에게 간단히 심사 요령에대한 설명을  듣고 바로 심사가 시작되었다. 

연격과 연습에 대한 심사가 시작되었다. 

나는 앞번호 였기 때문에 금방 내 차례가 왔다. 

연격 시작~~이라는 말과 동시에 박사범님이 알려줬던 연격 요령을 떠올렸다. 

상대방의 귀를 친다는 느낌과 팔을 쭉쭉 펴주면서 머리를 치라고 했던 말을 떠올리며 연격을 하였다. 

연격이 끝나고 바로 연습을 하였다. 연격과 연습은 도장에서 많이 했던 터라 큰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 

연습, 연격이 모두 끝나고 바로 심사 결과가 나왔다. 

17명의 사람이 탈락했다. 1차는 무난히 넘어갔다. 

잠깐의 쉬는 시간에 내 파트너와 본을 맞춰봤다. 나는 선도 그대는 후도 .

본을 하면서 서로 포인트를 맞춰 보았다.  혹시 틀린 부분이 있으면 눈빛으로 신호를 주자는 약속도 했다. 

본연습이 끝나고 본국검범을 연습해보았다.

본국검법 역시 물 흐르듯 자연습럽다. 순간의 멈춤도 없이 마지막 동작까지 깔끔하게 하였다.

역시 반복 학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수 있었다.

두번째 심사가 시작되었다.

아뿔사 아까 본을 함께 연습하던 파트너가 아닌 다른 사람과 파트너가 되있는 것이 아닌가.

아까 나랑 파트너 하던 사람은 후도 연습만했었는데 지금 보니 그사람은 선도가 되있었다.

다행이다. 난 선도 연습만 했는데....난 여전히 선도다...다행이다...


내 차례가 되었다.

자리에 서서 칼을 뽑고 본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몸이 조금씩 이상했다. 칼이 떨린다. 

나만 떠는 것이 아니었다. 내 파트너도 떨고 있었다. 우리는 한마음으로 떨고 있었다. 

1본, 2본이 무사히 끝나고 3본에 접어들었을때 

아주 경미한 실수가 발생했다. 스텝이 살짝 꼬였고 칼이 살짝 맞지 않았다. 살짝...

뭐 이정도는  스마일 하며 넘길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3본이 지나고 7본까지 거침 없이 동작을 이어나갔다. 마지막 퇴장까지도 나의 파트너와

나는 몸 진동을  머금은 체 퇴장하였다.
 
그래도 잘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대로만 가면 무난히 합격이다...라고 생각했으나...


복병 본국검법이 나타났다. 

본 심사가 모두 끝나고 본국검법 순서가 되었다. 

본국검법

내가 몸에 박힐 정도로 연습한 동작 아닌가...

너무 자신감이 넘쳤다. 빨리 내 차례가 와서 사람들에게 본국검법을 보여주고 싶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심사위원 바로 앞에서 약간 긴장 됐지만 그래도 본국검법은 자신 있기 때문에 걱정없다.

칼을 뽑고 시작...

발검~~~~발초심사,표두압정, 우회.............................................우회..................우회???우회????????

다음이 뭐지??순간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뭐지??뭐지?? 순간 앞에 관장님에 앉아 계시 다는게 생각이나서 얼른 

관장님을 봤다. 관장님께서 손으로 돌라는 사인을 보내셨다. 왜 돌라고 하시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돌았다.

돌고나서 내가 왜 돌았는지 생각에 들어갔다.

빛의 속도로 생각에 들어가서 다행이 다음 동작이 생각났다. 그 다음은 막힘없이 동작을 마무리 하였다. 

본국검법을 마치고 들어가면서 많은 것이 떠올랐다. 

불합격, 최초, 도장의 한 획을 그은 사나이...

그 중에서도 12만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12만원이 날개를 달고 날아가는 생각을 하니

지금 생각해도 등골이 오싹해진다...

모든 사람이 본국검법을 마치고 심사석에서 재시험 치를 사람들을 불러주었다.

몇 번, 몇 번, 몆 번....컥 이게 웬일 인가 내가 껴있는게 안닌가...

중간에 잠깐 멈췄지만 그 다음은 물 흐르듯이 했는데...

내심 내 번호를 호명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마음을 가다 듬고 이번에는 제대로 보여주리라 각오하고 나갔다.

나 그런 사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아까와는 다르게 속도를 빠르게 이어 나갔다.

남들 신경쓰지 않고 스피디 하게 동작을 했다. 

그래 이거야 하고 생각을 함과 동시에...

컥 그 순간 또 동작이 멈췄다. 다행히도 머릿속에서 빛의 속도로 다음 동작을 알려주어서 

위기의 순간을 넘어섰다.......고 생각했다.

아....왜...그렇게 열심히 연습했는데....왜....왜....

불연듯 버스타기 전 껌씹다가 혀를 깨문게 생각이 났다. 

그게 징조였구나...

아....

기분은 발바닥 굳은 살까지 떨어져 버렸다. 

축제의 장이 될거라 생각했던 심사장이 도살장이 된 기분이었다.

휴~~~

옷을 갈아 입으려 밖으로 나와보니 하늘은 비가 오려고 잔뜩 흐려 있었다. 

내 기분이 하늘에 투영되고 있는 느낌이었다.

저녁 시간이 되어서 도장분들과 저녁 식사를 하러갔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식당으로 향했다...



합격자 발표

관장님께서 합격자 발표가 났다고 하셨다. 

결과는 합격이다.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본국검법...본국검법....-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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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 졌네요 ^^;;


위기의 순간들도 있었지만 2단 심사에 합격하였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2단 합격 할 수 있게 도와 주신 관장님, 박사범님, 김선생님등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위에 글에도 썼지만 2단 심사 정말 어렵게 치렀습니다. 

어렵게 2단 승단된 만큼  열심히 2단 다운 검도하도록 많은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가르침과 충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