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격자(有效擊刺)의 조건

'검도는 자세가 좋아야 한다.'라며 좋은 자세의 필요성에 대하여 끊임없이 강조한다. 심지어는 '경기에서

나쁜자세로 이기는 것보다는 좋은 자세로 지는 편이 낫다.'라고까지 자세의 중요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검도에서 좋은 자세는 어떤 자세이며, 나쁜 자세는 어떤 자세를 말하는 것일까? 본인의 생각으

로는 얼마나 정확하게 검도에서 요구하는 유효격자를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인 것 같다. 그래서 꼭 알아

야 할 필수 조건들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해 보려고 한다. 단편적으로 다 알고 있는 내용일 지라도 한번

더 되새기는 의미에서 다음과 같이 6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겠다.




1. 氣, 劍, 體 일치

검도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것으로서, 이것이 되지 않으면 검도가 아니라 칼춤이 될 수도 있다.

상대를 압도하는 충만한 기세와 올바른 칼의 움직임, 그리고 몸의 자세를 말한다. 검을 서로 겨누었을 때

먼저 기부림으로 무념무상의 경지에 도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상대에 대한 두려움, 자만심, 의구심, 유

혹 등에서 탈피할 수 있다.

팔과 다리에 힘이 들아가서는 안되고 허리를 중심으로 한 몸의 이동이 이루어져야 하며 상체와 머리는 상

하좌우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칼을 들어올릴 때는 왼팔의 3군데 관절을 모두 사용하여야 하며, 어깨 관

절-팔꿈치 관절-손목 관절의 순서로 움직여야 하며 내리치는 동작도 똑같은 순서로 관절을 움직여야 한

다.

칼의 움직임은 왼쪽 손목의 관절을 중심축으로 한 움직임이 되어야 한다. 일본에서 검도의 달인이라 할

수 있는 미야모토 무사시는 칼의 움직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격자를 위해 칼을 들어서 내리

칠 때 어떤 부위를 치더라도 칼끝은 각을 만들어야지 원을 만들면 안된다."

격자 순간의 기부림과 허리를 던지듯이 박차고 들어가며 발로 밟는 순간이 동시에 일어나야만 상대를 일

도양단 할 수 있다.





2. 손의 사용

두 손으로 칼자루를 쥐는 방법과 격자순간의 손바닥 사용 방법을 말한다. 죽도의 경우 왼손의 새끼손가락

부터 잡는 강도를 강(强)에서 약(弱)으로 하여 인지와 엄지는 매우 약하게 잡는다. 또 비스듬히 잡아서 엄

지와 인지 사이의 모양이 V자가 되어야 하며 U자가 되면 안되고, V자의 가운데가 등줄과 일직선상에 있

어야 한다. 오른손도 마찬가지 요령으로 잡으며 왼손은 칼자루가 손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하고, 오른손

으로 코등이에서 0.5~1cm 정도의 간격을 두고 잡는다. 잡는 강도는 앞에서 칼을 잡아 빼면 손에서 빠져

나갈 정도로 가볍게 잡아야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칼을 빠르게 움직일 수 있으며 왼손으로 리드하

는 칼의 움직임이 될 수 있다.

격자 순간에는 두 손바닥의 근육을 사용하여 안쪽으로 빨래를 짜듯이 조여줌으로서 격자의 힘이 커지고

칼이 튀어오르며 즉시 다음 동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칼끝이 죽지 않고 살아 움직이게 된다. 평소 기

본 동작 연습시 이 연습을 위하여 머리치기를 약간 낮추어서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3. 허리를 펴야 한다

격자 순간에는 허리를 의식적으로 펴야한다. 허리가 펴지지 않으면 머리를 숙인 자세로 머리부터 들어간

다든지, 뒷발로 질질 끌린다든지, 말이 뒷발질하는 모양이 된다든지, 몸을 위로 껑충 뛰면서 위에서 아래

로 내려오면서 격자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설사 먼거리에서 격자하기 위하여 머리가 숙어졌더

라도 격자 순간에는 허리를 확실하게 펴줘야 한다. 사범에 따라 다른 표현으로 가르치는 경우가 있는데,

박차고 들어갈 때 뒷발을 앞발에 빨리 갖다 붙이라든지 배꼽을 앞으로 내밀라든지 하는 말이 모두 같은

내용이다. 격자 순간가 펴진 곧은 자세는 몸무게의 중심을 허리 아래에 두게 되어 몸의 균형이 안정감이

있게 되어 강력한 격자와 민첩한 몸의 움직임이 가능하다.




4. 유효격자 부위로 쳐라

죽도의 경우 선혁과 병혁 사이 검선 쪽 3분의 1 앞쪽으로 쳐야 한다. 칼의 움직임을 물리적으로 말한다면

타격력은 스피드와 운동량에 비례해서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게 들어서 칠 때도 크게 칠 때와 마찬

가지로 왼쪽 손목의 관절을 중심으로 한 검선이 원을 그리는 칼의 움직임이 되어야 한다. 오른손을 축으

로 하여 왼손을 끌어 잡아당기는 격자를 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되는데, 스피드 면에서는 다소 빠를

지 모르나 타격력은 약해지며 특히 손목을 격자할 경우 정확한 격자가 불가능해 진다.




5. 단전의 힘으로 쳐라

칼을 팔이나 어깨의 힘으로 치는 것이 아니라 단전의 힘으로 치라는 것이다. 단전의 힘이 칼끝에 전달되

어야만 강력하고 힘있는 격자가 가능하다. 격자 순간 발로 밟는 순간 단전에 의식적으로 힘을 주어야 하

며 본인이 단전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껴야만 한다. 유단자들 중에서도 칼의 스피드는 빠르나 이것이

안되어 칼끝에 힘이 없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평소에 의식적으로 염두에 두고 연습하여야 한다.





6. 격자후 존심이 있어야 한다

물이 가득찬 물컵을 순간적으로 아래로 전부 쏟아붓고 컵을 바로 세운 후 다시 컵을 아래로 향하게 하면

컵에 묻어 있던 물이 몇 방울 더 떨어진다. 존심이란 이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유효격자를 한 후에도 상대에게 치명적이 아닐 경우, 상대의 반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유효격자 후에도

상대를 경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격자후에는 검선을 상대에게 겨누어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상대의

반격에 대비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 대도의 본과 소도의 본에서도 보듯이 여러가지 형태의 자세로 존심

을 표시할 수 있다.






초보자가 검도에 입문하여 기본 동작을 배울 때 이런 조건들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호구

를 착용하고 기술을 익히게 되면, 검도의 숙달 속도가 매우 느리고 어느 정도 실력 향상이 된 후에는 더

이상의 단계로 발전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반대로 이런 조건들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 후에

는 검도의 무궁무진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으며 일도(一刀)는 만도(萬刀)로 변화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검도 수련시 기본자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야 하며, 상대와 연습할 때에는 맞지 않으려고 방어하고 피

하는 것보다는 10번을 맞고 한번을 치더라도 지금까지 설명한 유효격자의 조건들을 완벽하게 만족시키

는 회심의 일타를 가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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